코다는 단순히 ‘청각장애인의 자녀’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요소들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코다는 농인 부모에게서 자라 농문화와 수화언어를 습득하고, 청인 중심으로 설계된 청사회에서는 청문화와 음성언어를 접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넘나드는 존재로 자라납니다.
코다는 성장 과정 내내 농사회와 청사회, 수화언어와 음성 언어의 두 가지 문화와 언어를 접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하고, 이 정체성을 바탕으로 농문화의 지지자이자 농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합니다.
코다는 자라면서 농인 부모나 청인들과는 다른 독특한 경험을 합니다. 이 경험들을 토대로 코다는 여러 정체성을 갖지만 다른 경험과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는 많지 않습니다. 개개인의 코다들이 모여 코다가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한국의 코다는 2014년 말 코다코리아를 만들고 현재까지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1980년대에 설립된 코다인터내셔널 (CODA International)이 각국의 코다를 연결하는 국제기구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코다 인터내셔널은 정기적으로 코다국제컨퍼런스를 열어 각국의 코다가 교류하고 발전적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해왔습니다.
코다는 국제교류를 통해 코다의 경험들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위안을 받고, 서로의 장점을 배워나가며 각국에서 코다에 대한 논의의 불씨를 지펴나가고 있습니다.
농인과 마찬가지로 언어·문화적 소수자로서 코다가 생의 주기마다 겪는 문제들은 거시적 관점에서 국적을 불문하고 무척 유사한 경우가 많지만, 문화 지리학적 측면에서 유럽과 북미권의 코다의 경험과 아시아권의 코다의 경험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코다 담론은 여타 장애학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유럽과 북미의 코다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연구와 학술 교류를 이어왔고, 아시아의 코다는 각국의 정치·경제·문화적 사정으로 인해 국제적인 학술·문화 교류에 활발히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코다라는 개념을 알리고 코다와 농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하려는 코다들의 노력이 이어져 왔지만 코다들이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쓴 칼럼, 글, 단행본과 강연자료 등 외에는 전문적인 콘텐츠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공통으로 보이는 현상입니다.
2016년부터 아시아의 코다 단체들과 온/오프라인을 통하여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 온 코다코리아는, 오프라인의 제약을 넘어 보다 많은 아시안 코다들을 만나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2022년 아시안코다컨퍼런스를 온라인 행사로 기획하였습니다.
한국장애인재단의 지원을 통해 진행된 이번 2022 아시안코다컨퍼런스에서는 아시아의 코다들이 자국의 코다와 농인의 생애사와 문화적 특성에 대해 토론을 이어가고, 국제 연대와 교류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아시아의 코다에 대한 담론 형성 과정에 주체적인 참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나아가 2023년 한국 인천에서 개최되는 2023 코다국제컨퍼런스 “다채로운 코다”에 아시아의 많은 코다가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기획하였습니다.
2022 아시안코다컨퍼런스 : 안녕하세요 아시안코다
일정: 2022년 9월 23일 ~ 9월 24일
장소: 온라인 ZOOM 웨비나
주최: 코다코리아
지원: 한국장애인재단 연대·교류사업부문 선정사업
협력: J-CODA, CODA India, CODA Philippines, CODA Hong K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