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의문이 들었다. 지난 지면 신문 마감 중 다른 기자의 인천농인스포츠연맹 사무국장의 인터뷰 기사를 찬찬히 읽을 때였다. 농인은, 귀가 들리지 않는 것 외에 다른 신체적 결함은 없으니 운동 경기에서는 별다른 핸디캡이 없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또 왜, 농인들은 굳이 ‘수어’라는 자신들만의 ‘언어’를 고집하는 것일까. 차라리 ‘독화법(讀話法, oral method: 다른 말로 독순술이라고도 한다)’을 익혀 청인들과 소통하면 안 되는 것일까. 농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숫자적으로 다수인 청인들이 굳이 수어를 배워야 하는 것일까.
늘 하듯이 먼저 내가 읽어서 배울 수 있는, 혹은 알 수 있는 책을 인터넷서점에서 찾아본다. 내가 갖고 있는 궁금증, 수어는 언제부터 썼으며, 왜 쓰는 것일까를 해결해 줄 만한 책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 다음, 인터뷰이로 만났던 코다에게 긴 문자를 보냈다. 그는 코다 네트워크의 상근 활동가이기도 하다. 내가 이러저러한 의문에 부딪쳤는데, 이 의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몇 시간 뒤 답이 왔다. 그 첫 문장은 “수어를 고집한다는 말씀, 재미있네요 ㅎㅎ.”였다. 이어서 그는 “그 표현은 한국인에게 왜 한국어를 고집하냐고 묻는 거랑 같은 맥락이라는 거 아시죠?”라고 썼다.
그 순간 아, 그렇지. 어느 희극인처럼 이마를 칠 뻔했다. 너무 뻔한 질문에 너무 당연한 답을 받고, 너무 화들짝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청인들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익히듯, 농인들은 ‘수어’를 익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자연스럽게, 청인 부모 또는 청각장애이지만 수어를 배우지 못한 부모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어’는 농인들에겐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이 우리라는 말도 우습지만, 암튼 내가 청인이니 나를 포함한 청인을 ‘우리’라 하자)가 다수라고 우리의 ‘말’을 그들에게 배우라는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려서는 안 된다. 그들만의 말이 있는데, ‘독순술’을 배우라고? 그것 역시 차별적인 시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 정신을 번쩍 들게 한 지인은 독순술은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독순술은 아무리 잘할 수 있어도 듣지 않고 눈으로만 보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수지한국어(수어 단어로 표현된 한국어)는 한국어의 문법을 그대로 차용하므로, 결국 ‘콩글리시’와 같은 것이라고도 했다. 결국 나는 ‘나’의 입장에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생각을 한 것이라고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인터뷰 기사를 다시 읽었다. 인터뷰이인 인천농아인스포츠연맹 사무국장이 주장하는 바는 “‘한국어’가 아닌 ‘수어’를 제1언어로 하는 농인 체육과 신체장애 체육을 분리 운영해야”만 현재 행해지는 “농인 외 장애인 체육선수와 농인 체육선수의 차별이 없어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문제는 ‘수어’라는 다른 언어를 쓰는 농인들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처럼, “왜 그들은 ‘수어’만을 고집하지?”가 아니라 “그들에게 수어는 ‘말’이잖아.”라고 당연시하는 것, 우리가 말을 하듯 그들은 수어를 하고, 그러므로 그들과 어울려 사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사회가 한 발 더 전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이 연사 소리높여 외치면 좋겠지만!) 고개를 주억거리며 되새긴다.
*농인(聾人)은 청각장애인과 다르다. 청각장애는 단순히 의학적인 정의일 뿐, 청각장애인이 모두 농인은 아니다. 농인은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코다(CODA)는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지칭한다.
면접 조사에 참여한 코다들은 모두 11명이었다. 면접 참여 코다(이하 면접참여자)들은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1969년생, 나이가 어린 사람이 2005년생으로 1969~200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로, 이들의 농인 부모(이하 농부모)는 1939~1977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이었다.
농부모들은 그 연령대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어린 시절 가족 안에서 의사소통의 부재와 소외를 경험했다. 한 사례를 제외하고 면접참여자들의 농부모는 모두 청인부모에게서 태어났으며, 형제자매와 조부모 등 가족 대부분이 청인으로서 수어를 알지 못했다. 많은 농아동에게 농학교가 최초로 의미 있는 의사소통을 경험하게 되는 장이자 인간관계와 자아 정체성 형성의 핵심적인 장소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농부모 중에는 그나마 농학교 입학마저 하지 못한 경우도 다수 존재했는데, 이런 아동기 시절 의사소통 및 사회적 경험의 부재 혹은 부적절함은 그들의 일생 삶의 조건은 물론 코다 삶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면접참여자들은 원가족 안에서 농인 부모의 지속적 소외와 고립을 자연스럽게 목격했다고 진술한다. 특히 가족의 행사나 장례, 재산분할 등의 과정에서 농부모가 심각하게 고립되는 상황을 일상적으로 목격한 한 참여자는 이 같은 소외에 대해 자신이 서운함, 소외감 등을 대신 느껴야 했으며, 농부모를 대신해 농부모를 가족 구성원으로서 동등하게 대우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성학·장애학 연구자 황지성씨(43)는 올해 11명의 성인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를 만났다. 코다는 농인 부모의 자녀를 일컫는 말로, 황씨 또한 농인 아버지를 둔 코다 당사자다. “청각장애인들은 역사 속에 계속 있어 왔고, 그 자녀들도 그럴 테죠. 하지만 코다라는 이름과 정체성은 최근에야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황씨가 말했다.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코다’가 차츰 알려졌지만 황씨는 미디어가 개별적인 사례를 소개하는 것에 그친다는 아쉬움을 느꼈다. 한국사회에서 농인의 자녀로서 코다들이 겪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어보자는 문제의식으로 황씨와 비영리단체 코다코리아(대표 이길보라)는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1930~1970년대생 농인 부모를 둔 1960~2000년대생 성인 코다 11명이 집단·심층 면접에 참여했다. 언어나 문화 등으로 이중고를 겪는 이주노동자·결혼이민 농인 부모를 둔 코다도 2명 포함됐다. 코다코리아는 1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그 결과발표회를 열었다.
경향신문은 발표회 전날 서울 성북구 한 카페에서 연구책임자인 황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대화 내내 코다는 단일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비장애인이면서도 농문화의 일원인 복합적인 ‘사이’의 존재들. 계급, 장애 (중복) 정도, 젠더, 교육 정도, 인종, 세대 등이 제각기 다른 코다들과 대화를 나누며 황씨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각각이 다르면서도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에서 코다와 농부모들이 겪는 문제에는 유사점이 있었어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가 우리 사회에 공고히 버티고 있다는 뜻이겠죠.”
코다의 부모는 누구인가
11일 서울 성북구 한 카페에서 황지성 연구자(43)가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지현 기자
황씨는 11명의 코다들에게서 그들의 부모 22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농부모들은 나이대가 다양했지만 직업이 비슷했다. ‘미싱, 목공, 청소노동, 건설일용노동, 식모, 세신사, 방문판매’ 등 저임금 육체노동직에 종사한 이들이 대다수였다. 이례적으로 대학에 들어가 외국 유학까지 한 50대 농인 여성만이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할당하는 기업에 취직해 사무직 일을 하고 있었다.
여성학·장애학 연구자 황지성씨(43)는 올해 11명의 성인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를 만났다. 코다는 농인 부모의 자녀를 일컫는 말로, 황씨 또한 농인 아버지를 둔 코다 당사자다. “청각장애인들은 역사 속에 계속 있어왔고, 그 자녀들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코다라는 이름과 정체성은 최근에야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황씨가 말했다.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코다’가 차츰 알려졌지만 황씨는 미디어가 개별적인 사례를 소개하는 것에 그친다는 아쉬움을 느꼈다. 한국 사회에서 농인의 자녀로서 코다들이 겪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어보자는 문제의식으로 황씨와 비영리단체 코다코리아(대표 이길보라)는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1930~1970년대생 농인 부모를 둔 1960~2000년대생 성인 코다 11명이 집단·심층 면접에 참여했다. 언어나 문화 등으로 이중고를 겪는 이주노동자·결혼이민 농인 부모를 둔 코다도 2명 포함됐다. 코다코리아는 1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그 결과발표회를 열었다.
코다코리아(대표 이길보라)가 농인의 자녀인 코다에 대한 실태를 담은 연구조사 결과발표회를 개최한다. 코다 실태조사 결과보고회는 2023년 9월 12일 노무현시민센터 1층 다모여 강의실에서 진행된다.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는 농인의 자녀를 일컫는 용어다. 코다코리아는 고요와 소리의 세계를 잇는 한국 코다의 모임으로, 코다의 고유한 유산과 다문화 정체성을 축복하며 코다를 연결함으로써 가능성을 확장하는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코다 실태조사는 한국 사회에 코다가 거의 인식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코다의 정의, 정체성과 범주, 그들이 처한 현실, 코다의 존재와 목소리가 어떤 사회 변화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실태조사다. 코다는 장애인, 아동청소년, 돌봄 등 관련 제도나 법, 정책은 물론이고 사회운동과 학계 등에서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농인/장애인의 자녀이면서 ‘장애인’ 당사자는 아니며, 장애가 있는 가족 구성원에게 주되게 돌봄을 제공하는 위치지만 온전히 ‘돌봄제공자'라고는 할 수 없는, 모호함으로 가득한 범주인 코다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이번 실태조사가 진행됐다.
코다코리아(대표 이길보라)와 코다인터내셔널이 주최한 ‘2023 코다국제컨퍼런스’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전 세계 22개국 151면의 코다들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코다국제컨퍼런스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코다인터내셔널이 매년 주최하는 컨퍼런스로 농인의 자녀인 코다들이 모여 코다 정체성과 문화적 유산을 축하하고, 사회적 차별 해소를 탐구하는 등 코다 인권 증진을 도모하는 행사이며,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했다.
이번 코다국제컨퍼런스는 △코다, 농인, 수어와 관련된 강연 △코다 정체성을 논의하는 워크숍 △교류 모임 △장학금 모금 경매 △레크리에이션 △한국 농사회 탐방 등으로 이루어졌다.
‘다채로운 코다 Colorful CODA’는 2023 코다국제컨퍼런스의 주제로, 코다라는 공통점 안에서도 인종, 민족/국적,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장애 등에 따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 코다들을 의미한다. 또한 여러 국가의 코다들이 모여 다채로운 코다의 문화, 코다가 지니고 있는 수어와 농문화까지 모두 모여 아름다운 물결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다코리아 이길보라 대표는 “전 세계에서 모인 코다들의 경험과 언어, 문화 및 생활 양식이 이토록 비슷할 수 있다는 점에 다시 한번 놀랐다."고 말하며 유색 인종이 처음으로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아시아인 코다 좌담회가 최초로 열렸던 의미 있었던 컨퍼런스였다고 밝혔다.
한편 코다코리아는 컨퍼런스 종료 이후에도 코다의 존재와 정체성을 알리는 강연, 인식개선 교육, 코다 모임, 코다 캠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내 코다 커뮤니티를 지속 및 확장하며 코다와 농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행사는 주한미국대사관⋅한국관광공사⋅인천관광공사⋅브라이언 임팩트⋅아름다운 가게 등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미디어생활] [정기자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누구의 ‘고집’이 옳을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지난 지면 신문 마감 중 다른 기자의 인천농인스포츠연맹 사무국장의 인터뷰 기사를 찬찬히 읽을 때였다. 농인은, 귀가 들리지 않는 것 외에 다른 신체적 결함은 없으니 운동 경기에서는 별다른 핸디캡이 없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또 왜, 농인들은 굳이 ‘수어’라는 자신들만의 ‘언어’를 고집하는 것일까. 차라리 ‘독화법(讀話法, oral method: 다른 말로 독순술이라고도 한다)’을 익혀 청인들과 소통하면 안 되는 것일까. 농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숫자적으로 다수인 청인들이 굳이 수어를 배워야 하는 것일까.
늘 하듯이 먼저 내가 읽어서 배울 수 있는, 혹은 알 수 있는 책을 인터넷서점에서 찾아본다. 내가 갖고 있는 궁금증, 수어는 언제부터 썼으며, 왜 쓰는 것일까를 해결해 줄 만한 책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 다음, 인터뷰이로 만났던 코다에게 긴 문자를 보냈다. 그는 코다 네트워크의 상근 활동가이기도 하다. 내가 이러저러한 의문에 부딪쳤는데, 이 의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몇 시간 뒤 답이 왔다. 그 첫 문장은 “수어를 고집한다는 말씀, 재미있네요 ㅎㅎ.”였다. 이어서 그는 “그 표현은 한국인에게 왜 한국어를 고집하냐고 묻는 거랑 같은 맥락이라는 거 아시죠?”라고 썼다.
그 순간 아, 그렇지. 어느 희극인처럼 이마를 칠 뻔했다. 너무 뻔한 질문에 너무 당연한 답을 받고, 너무 화들짝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청인들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익히듯, 농인들은 ‘수어’를 익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자연스럽게, 청인 부모 또는 청각장애이지만 수어를 배우지 못한 부모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어’는 농인들에겐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이 우리라는 말도 우습지만, 암튼 내가 청인이니 나를 포함한 청인을 ‘우리’라 하자)가 다수라고 우리의 ‘말’을 그들에게 배우라는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려서는 안 된다. 그들만의 말이 있는데, ‘독순술’을 배우라고? 그것 역시 차별적인 시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 정신을 번쩍 들게 한 지인은 독순술은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독순술은 아무리 잘할 수 있어도 듣지 않고 눈으로만 보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수지한국어(수어 단어로 표현된 한국어)는 한국어의 문법을 그대로 차용하므로, 결국 ‘콩글리시’와 같은 것이라고도 했다. 결국 나는 ‘나’의 입장에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생각을 한 것이라고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인터뷰 기사를 다시 읽었다. 인터뷰이인 인천농아인스포츠연맹 사무국장이 주장하는 바는 “‘한국어’가 아닌 ‘수어’를 제1언어로 하는 농인 체육과 신체장애 체육을 분리 운영해야”만 현재 행해지는 “농인 외 장애인 체육선수와 농인 체육선수의 차별이 없어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문제는 ‘수어’라는 다른 언어를 쓰는 농인들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처럼, “왜 그들은 ‘수어’만을 고집하지?”가 아니라 “그들에게 수어는 ‘말’이잖아.”라고 당연시하는 것, 우리가 말을 하듯 그들은 수어를 하고, 그러므로 그들과 어울려 사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사회가 한 발 더 전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이 연사 소리높여 외치면 좋겠지만!) 고개를 주억거리며 되새긴다.
*농인(聾人)은 청각장애인과 다르다. 청각장애는 단순히 의학적인 정의일 뿐, 청각장애인이 모두 농인은 아니다. 농인은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코다(CODA)는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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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청각장애 어머니 삶 쫓다 ‘우생보호법’에 충격”…“한국도 일상 속 우생사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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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코다와 코다의 만남…“우생보호법 사라졌다? 현재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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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지만 투명한, ‘돌보는 아동'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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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주의 드라마톡] ‘반짝이는 워터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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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한국 코다 실태 보고]코다, 그들은 왜 ‘엄빠의 엄빠’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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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의 부모들은 누구인가 1:
원가족 안에서 농가족은 ‘왕따’
면접 조사에 참여한 코다들은 모두 11명이었다. 면접 참여 코다(이하 면접참여자)들은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1969년생, 나이가 어린 사람이 2005년생으로 1969~200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로, 이들의 농인 부모(이하 농부모)는 1939~1977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이었다.
농부모들은 그 연령대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어린 시절 가족 안에서 의사소통의 부재와 소외를 경험했다. 한 사례를 제외하고 면접참여자들의 농부모는 모두 청인부모에게서 태어났으며, 형제자매와 조부모 등 가족 대부분이 청인으로서 수어를 알지 못했다. 많은 농아동에게 농학교가 최초로 의미 있는 의사소통을 경험하게 되는 장이자 인간관계와 자아 정체성 형성의 핵심적인 장소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농부모 중에는 그나마 농학교 입학마저 하지 못한 경우도 다수 존재했는데, 이런 아동기 시절 의사소통 및 사회적 경험의 부재 혹은 부적절함은 그들의 일생 삶의 조건은 물론 코다 삶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면접참여자들은 원가족 안에서 농인 부모의 지속적 소외와 고립을 자연스럽게 목격했다고 진술한다. 특히 가족의 행사나 장례, 재산분할 등의 과정에서 농부모가 심각하게 고립되는 상황을 일상적으로 목격한 한 참여자는 이 같은 소외에 대해 자신이 서운함, 소외감 등을 대신 느껴야 했으며, 농부모를 대신해 농부모를 가족 구성원으로서 동등하게 대우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중략)
고요와 소리 사이…‘영케어러’이자 ‘중간자’인 코다를 읽다
여성학·장애학 연구자 황지성씨(43)는 올해 11명의 성인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를 만났다. 코다는 농인 부모의 자녀를 일컫는 말로, 황씨 또한 농인 아버지를 둔 코다 당사자다. “청각장애인들은 역사 속에 계속 있어 왔고, 그 자녀들도 그럴 테죠. 하지만 코다라는 이름과 정체성은 최근에야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황씨가 말했다.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코다’가 차츰 알려졌지만 황씨는 미디어가 개별적인 사례를 소개하는 것에 그친다는 아쉬움을 느꼈다. 한국사회에서 농인의 자녀로서 코다들이 겪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어보자는 문제의식으로 황씨와 비영리단체 코다코리아(대표 이길보라)는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1930~1970년대생 농인 부모를 둔 1960~2000년대생 성인 코다 11명이 집단·심층 면접에 참여했다. 언어나 문화 등으로 이중고를 겪는 이주노동자·결혼이민 농인 부모를 둔 코다도 2명 포함됐다. 코다코리아는 1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그 결과발표회를 열었다.
경향신문은 발표회 전날 서울 성북구 한 카페에서 연구책임자인 황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대화 내내 코다는 단일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비장애인이면서도 농문화의 일원인 복합적인 ‘사이’의 존재들. 계급, 장애 (중복) 정도, 젠더, 교육 정도, 인종, 세대 등이 제각기 다른 코다들과 대화를 나누며 황씨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각각이 다르면서도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에서 코다와 농부모들이 겪는 문제에는 유사점이 있었어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가 우리 사회에 공고히 버티고 있다는 뜻이겠죠.”
코다의 부모는 누구인가
11일 서울 성북구 한 카페에서 황지성 연구자(43)가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지현 기자
황씨는 11명의 코다들에게서 그들의 부모 22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농부모들은 나이대가 다양했지만 직업이 비슷했다. ‘미싱, 목공, 청소노동, 건설일용노동, 식모, 세신사, 방문판매’ 등 저임금 육체노동직에 종사한 이들이 대다수였다. 이례적으로 대학에 들어가 외국 유학까지 한 50대 농인 여성만이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할당하는 기업에 취직해 사무직 일을 하고 있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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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2000년대생’ 면접해보니 자식이 통역 등 사회와 가교 역할
“수업 때 폰 제출 않고 감추기도”
수어통역사 1인이 300명 담당꼴 청인 자녀가 복지 대책 돼선 안 돼
여성학·장애학 연구자 황지성씨(43)는 올해 11명의 성인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를 만났다. 코다는 농인 부모의 자녀를 일컫는 말로, 황씨 또한 농인 아버지를 둔 코다 당사자다. “청각장애인들은 역사 속에 계속 있어왔고, 그 자녀들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코다라는 이름과 정체성은 최근에야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황씨가 말했다.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코다’가 차츰 알려졌지만 황씨는 미디어가 개별적인 사례를 소개하는 것에 그친다는 아쉬움을 느꼈다. 한국 사회에서 농인의 자녀로서 코다들이 겪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어보자는 문제의식으로 황씨와 비영리단체 코다코리아(대표 이길보라)는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1930~1970년대생 농인 부모를 둔 1960~2000년대생 성인 코다 11명이 집단·심층 면접에 참여했다. 언어나 문화 등으로 이중고를 겪는 이주노동자·결혼이민 농인 부모를 둔 코다도 2명 포함됐다. 코다코리아는 12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그 결과발표회를 열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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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생활] 코다코리아, 코다(CODA)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발표회 개최
코다코리아(대표 이길보라)가 농인의 자녀인 코다에 대한 실태를 담은 연구조사 결과발표회를 개최한다. 코다 실태조사 결과보고회는 2023년 9월 12일 노무현시민센터 1층 다모여 강의실에서 진행된다.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는 농인의 자녀를 일컫는 용어다. 코다코리아는 고요와 소리의 세계를 잇는 한국 코다의 모임으로, 코다의 고유한 유산과 다문화 정체성을 축복하며 코다를 연결함으로써 가능성을 확장하는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코다 실태조사는 한국 사회에 코다가 거의 인식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코다의 정의, 정체성과 범주, 그들이 처한 현실, 코다의 존재와 목소리가 어떤 사회 변화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실태조사다. 코다는 장애인, 아동청소년, 돌봄 등 관련 제도나 법, 정책은 물론이고 사회운동과 학계 등에서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농인/장애인의 자녀이면서 ‘장애인’ 당사자는 아니며, 장애가 있는 가족 구성원에게 주되게 돌봄을 제공하는 위치지만 온전히 ‘돌봄제공자'라고는 할 수 없는, 모호함으로 가득한 범주인 코다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이번 실태조사가 진행됐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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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생활] 코다코리아, 아시아 최초 코다국제컨퍼런스 성료
코다코리아(대표 이길보라)와 코다인터내셔널이 주최한 ‘2023 코다국제컨퍼런스’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전 세계 22개국 151면의 코다들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코다국제컨퍼런스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코다인터내셔널이 매년 주최하는 컨퍼런스로 농인의 자녀인 코다들이 모여 코다 정체성과 문화적 유산을 축하하고, 사회적 차별 해소를 탐구하는 등 코다 인권 증진을 도모하는 행사이며,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했다.
이번 코다국제컨퍼런스는 △코다, 농인, 수어와 관련된 강연 △코다 정체성을 논의하는 워크숍 △교류 모임 △장학금 모금 경매 △레크리에이션 △한국 농사회 탐방 등으로 이루어졌다.
‘다채로운 코다 Colorful CODA’는 2023 코다국제컨퍼런스의 주제로, 코다라는 공통점 안에서도 인종, 민족/국적,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장애 등에 따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 코다들을 의미한다. 또한 여러 국가의 코다들이 모여 다채로운 코다의 문화, 코다가 지니고 있는 수어와 농문화까지 모두 모여 아름다운 물결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다코리아 이길보라 대표는 “전 세계에서 모인 코다들의 경험과 언어, 문화 및 생활 양식이 이토록 비슷할 수 있다는 점에 다시 한번 놀랐다."고 말하며 유색 인종이 처음으로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아시아인 코다 좌담회가 최초로 열렸던 의미 있었던 컨퍼런스였다고 밝혔다.
한편 코다코리아는 컨퍼런스 종료 이후에도 코다의 존재와 정체성을 알리는 강연, 인식개선 교육, 코다 모임, 코다 캠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내 코다 커뮤니티를 지속 및 확장하며 코다와 농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행사는 주한미국대사관⋅한국관광공사⋅인천관광공사⋅브라이언 임팩트⋅아름다운 가게 등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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